스위치를 끄면 전기가 바로 끊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큰 전류가 흐르는 회로에서 접점을 떼어 내는 순간, 접점 사이 공기를 뚫고 불꽃(아크)이 생기며 전류가 계속 흐르려 합니다. 차단기의 진짜 일은 이 아크를 안전하게 끄는 것, 즉 소호입니다.
차단기가 끊는 두 가지 전류
- 부하전류: 평소 발전소가 내보내는 정상 전류입니다. 점검이나 운전 조작 때 끊습니다.
- 고장전류: 단락·지락 사고가 났을 때 순간적으로 흐르는 아주 큰 전류입니다. 정상 전류의 수십 배에 이를 수 있습니다. 보호계전기의 명령(트립)을 받아 끊습니다.
차단기의 실력은 고장전류를 얼마나 크게, 얼마나 빨리 끊을 수 있느냐로 정해집니다. 사양서의 정격 차단전류가 바로 이 값입니다.
아크는 왜 생기나
접점이 막 떨어지는 순간, 둘 사이 거리는 아주 짧고 전압은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이때 공기가 전기를 통하는 상태(플라즈마)가 되면서 아크가 생깁니다. 아크는 수천 도가 넘는 뜨거운 불꽃이라 그대로 두면 접점이 녹고 차단기가 손상됩니다.
교류는 1초에 120번, 전류가 0이 된다
교류 전류는 방향이 바뀔 때마다 0을 지납니다(60Hz면 1초에 120번). 전류가 0이 되는 순간 아크는 잠깐 꺼지고, 이때 접점 사이가 충분히 식고 절연이 회복되어 있으면 아크가 다시 붙지 못하고 차단이 끝납니다. 그래서 차단기는 전류가 0이 되는 순간을 노려 끊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소호 방식을 바꿔 보세요.
아크가 위쪽 소호실 철판 사이로 밀려 올라가 길게 늘어나고 여러 토막으로 나뉘며 식습니다. 보통 몇 번째 0점에서 끊깁니다.
접점이 떨어져도 전류는 불꽃(아크)으로 계속 흐릅니다. 교류는 전류가 0 을 지나는 순간 아크를 다시 붙지 못하게 해서 끊고, 그 방법이 공기와 진공에서 다릅니다. 실제로는 수십 ms 안에 일어나는 일을 크게 늘려 그렸습니다.
- 소호 매체
- 공기(ACB)
- 아크가 꺼지는 때
- 두 번째 0점(예시)
- 아크 지속(60Hz)
- 약 13 ms
- 지금
- 아크 중
- 공기(ACB): 소호실의 금속판 사이로 아크를 끌어당겨 늘이고 잘게 나눠 식힙니다. 전류가 0이 되는 순간에 끊습니다.
- 진공(VCB): 진공 속에는 아크를 이어 줄 기체가 거의 없어, 첫 번째 0점에서 빠르게 끊습니다.
- 직류: 전류가 0이 되는 순간이 없어 아크가 잘 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류 회로에는 직류용으로 만든 차단기·퓨즈를 써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차단기는 고장전류를 끊을 때마다 접점이 조금씩 닳습니다. 그래서 차단기마다 개폐 횟수와 트립 이력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큰 고장전류를 끊은 뒤에는 접점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정리
- 차단기는 부하전류와 고장전류를 끊으며, 핵심은 고장전류를 끊는 능력(정격 차단전류)이다
- 회로를 끊을 때 생기는 아크를 끄는 것이 소호다
- 교류는 전류가 0이 되는 순간에 끊고, 직류는 그 순간이 없어 끊기 어렵다
- ACB는 공기 소호실에서, VCB는 진공 속에서 아크를 끈다